[30m] (서문) 돌고 돌아 돈까스
서문을 주의 깊게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돌이켜보니 그랬던 기억은 거의 없다. 재미있게 읽은 책은 많아도, 그 책들의 서문이 어떠했는지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더 기억나는 쪽은 책의 엔딩 부분이다. 해피엔딩인지, 여운이 남는 엔딩인지, 역시나 죽을 것 같은 캐릭터가 죽으면서 끝나는지, 등등.
그래도 직접 서문을 쓰는 입장이 되어보니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아예 서문을 패스하고 읽는 사람도 많겠지만, 어쩌면 이 페이지가 누군가에게는 책의 첫인상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손끝이 망설여진다.
어떻게 해야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일단은 ‘엄청 재밌겠다!’ 하는 인상을 남길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날 때부터 책이 될 운명은 아니었다. 원래는 인스타그램에 그날 그날 먹은 음식과 커피 사진에 그 때 같이 있었던 동료들이랑 나눈 이야기를 곁들여 올리던 게 시작이었다. 점심에 동료 누구와 칼국수집에 갔는데, 그 집 마늘 김치가 엄청 맛있었고 동료분은 자기 살아온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게 이러이러해서 흥미로웠다든지. 밥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는데, 뜻밖에 서초동 최고의 젤라또 집을 찾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런 집은 연배 있는 분이랑은 오기 힘들겠구나 하고 아쉬워했다든지.
그런데 올리다 보니 점차 시리즈처럼 연재가 되었다. 내 인스타 계정에는 패턴이 비슷한 글들이 매일 올라갔다. 밥 또는 디저트를 먹었다. 같이 먹은 사람이랑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방문했던 맛집 정보.
함께 나눈 이야기는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상대가 개발자라면, “개발의 세계는 어떤가요?”로 시작하고 “근데 개발은 하지 마세요”로 끝나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가 있는 워킹맘 또는 워킹대디라면, “아이가 있는 삶은 어떤가요?”로 시작해서 “힘들긴 한데 누구든 다 하게 돼”로 맺어지는 대화가 나왔다. ///// 물론 회사 이야기도.
/// 직장인으로서 나누는 이야기.
감사하게도 몇몇 분들께서는 감상을 전해오시기도 했다.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그야말로 계속 써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 때로는 구체적인 코멘트, 예를 들면 ‘지난번에 그 편을 와이프가 읽고 큰 위로가 되었대’하는 식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듣기도 했다. 그럴 때는 이후 며칠간 아침에 샤워하면서 자꾸만 그 말이 떠올라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계속 계속 썼다. 그 글들이 모여서 책 한 권의 분량이 될 때까지.
# 다음에 할 일
- <아직, 도쿄> … 1시간 이상 읽기 (틈틈이라도 읽자. 적셔두어야 할 듯)
- 서문 수정하기 (에필로그 형식으로. 이 또한 한 편의 글이라는 생각으로 작성. 블로그에 작성해야 잘 써지려나...?)
- 표지 작업 마저 진행 (* 업로드용 표지는, 서문 등 수정해서 페이지수 최종 확정되면 그 때 제작)
. 다른 책 표지들도 만들어보기 (시리즈화 가능 여부 확인)
- 상세페이지 수정하기 (표지 먼저 고치고. 맨 처음에는 '진짜 이야기는 밥 먹을 때 나온다' 느낌으로. 나머지도 덜 진중하고 가볍게.)
- 사용한 폰트 정보 추가 (KoPub바탕, KoPub돋움, 온글잎 박다현체(맛집정보), 고운돋움(표지제목), 윤고딕(별빛길드로고))
- (대기중) 배본사 견적 답장 오면 -> 수익 시뮬레이션 다시 하기 (업체 수수료가 아니라 내 수익이 50%면 할만 할지도?)
* 출간 대기 목록 * (원판: [5m] 출간 예정 목록 정리 - https://milimiliemilie.tistory.com/m/24)
- 돌고 돌아 돈까스: Ongoing
- 눕눕 임산부 일기: 다 뭉쳤고, 다듬기 필요
- 이다지도 낯선 육아: 마저 뭉쳐야 함 (6개월로 분할?)
- 교환학생은 런던에서: 뭉쳤으나 완전 퇴고 필요
- 쉬워도 너무 쉬운 토핑 이유식: 아직 쓰고 있음. 꿀팁/레시피 보강 필요.